"우주의 나이가 137억 년을 조금 넘나 그렇다지.
그 우주 안의 콩알만 한 지구도 태어난 지 45억 년이나 되고
그에 비하면 사람의 인생은 고작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에 불과하단다.
그러니 자신이 이 세상에 어떻게 스며들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나면 이미 녹아 없어져 있지". - 184 page
동네 세탁소 주인 명정은 어느 날 택배를 받는다. 그 택배의 발송인은 8개월 전 출장길에 오르던 중 사고로 죽은
아들이 다니던 회사였다.
상자 안에는 17세 가량의 소년이 있었고 'ROBOT' 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명정은 그 로봇에게 자신이 둘째를 낳게 된다면 지어줄려고 했던 "은결"이라는 이름을 주며
가족 비슷하게 맞아들이게 된다.
아들이 남기고 간 로봇과 처음엔 어색하지만 점점 익숙해져가는 삶
로봇이 어떤지 궁금하여 자주 찾아오는 시호와 준교
시호는 붙임성 있게 오빠라는 단어도 쓰면서 은결에게 가깝게 다가간다.
준교는 궁금하지만 시호처럼 적극적으로 접근하지는 못하고 힐끔 쳐다보기만 한다.
소설속 은결은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과는 거리가 멀다.
입력된 정보만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이는 컴퓨터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무슨 수로 인간은 그 다양한 상황에서 가장 합당한 말 한마디를 골라 건넬까
눈앞의 사람이 아픈지 슬픈지 분하거나 억울한지 또 달리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마이크로 단위의 시간동안 확정하고 가장 그럴듯한 조치를 취할까"
- 108 page
울고있는 시호에게 아프다는 판단을 하고 어깨에 손을 얹기까지는 하지만 어떻게 상황을 이어가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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